[2025.06.17] 제17차 독서위원회 회의 결과 _ 초역 채근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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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1] 평범했던 하루의 행복✨ [안건 2] 불편한 배려(?)😐
[안건 3] 열정이 부른 흑역사💥
[안건 4] 삶에서 덜어내야 할 한 가지☝🏻
[안건 5] 지금 당장 그만두어야 할 것🚫
[안건 6]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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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점에 가면 부처, 예수, 공자와 같은 성인들의 말씀을 ‘초역’한 책들이 넘쳐나고, 철학자 명언집도 홍수처럼 쏟아집니다. 보다 보면 솔직히 다 그 말이 그 말 같고, 인생 조언도 복붙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그렇게 비슷한 말들을 사람들이 여전히 찾는 걸 보면, 사는 게 다들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증거 같기도 합니다.
저도 마음에 닿았던 문장들을 다시 살펴보니, 묘하게 하나의 결을 이루고 있더라고요.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이 그 방향에 있다는 얘기겠죠. 수많은 명언 속에서 무언가를 얻는 건, 결국 내 마음이 어디를 향해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말들이 다 와닿을 필요는 없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와닿지도 않을 테고요. 하지만 괜히 자꾸 눈에 밟히는 문장이 있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한번쯤 곱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생이 확 바뀌진 않겠지만, 기분은 살짝 나아질 수도 있으니까요. 책 한권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그 정도면 충분한 거 아닐까요?
_늉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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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 복잡한 세상살이로 인해 마음이 어지러운 이들에게 권해요. 누구나 할 법한 말이지만, 뻔한 말속에 진리가 있는 법이죠. 나이 불문, 곁에 두고 아무 페이지나 가볍게 펼쳐 보기 좋은 책이에요. 조용히 이 격언집을 읽다 보면, 마음 한켠이 말랑해질지도 몰라요.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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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1] 최근 나에게 아무 일 없이, 평범하게 지나간 하루가 있었나요? 그날을 떠올리며, 평범했던 하루의 행복을 자랑해 보아요.
📋 근거조항
51P. 아무 일 없이 평범한 하루가 곧 행복이다 즐거운 일이 있다고 기뻐하자마자 곧 문제가 생기고, 일이 잘 풀린다고 생각하자마자 금세 불운이 닥치니 인생이란 결국 이런 것이다. 그저 평범한 한 끼 식사와 흔해 빠진 일상 가운데 평온하고 안락한 인생의 정수가 담겨 있다. | 후집 60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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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금요일. 자취방을 정리하다가 사용하던 세탁기를 남자친구 집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남자친구 집이 무려 ‘엘리베이터가 없는’ 단독주택 2층이라는 것…! 둘이서 옮기기엔 막막했는데, 아버지께서 도와주시겠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이사를 시작했죠. 다행히 무게도 예상보다 가볍고, 접이식 카트와 아버지의 도움 덕분에 금세 세탁기를 무사히 안착시켰습니다.
호스 설치에 잠시 애를 먹긴 했지만, 셋이 머리를 맞대며 완벽하게 작동시켰을 땐 괜히 뿌듯했어요. (물론 저는 조잘조잘 말만 보태긴 했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로 더위를 식히고 나니, 세탁실을 조금 더 세탁실답게 만들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집 앞 다이소로 향했습니다. 마음에 쏙 드는 수납장을 찾았는데, 이럴 수가. 상판만 있고 하판이 없는 게 아니겠어요? 덕분에 명동 다이소까지 다녀오며 꽤 긴 다이소 투어를 하게 되었고, 결국 처음 원했던 제품을 찾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대안을 찾아냈습니다.
성과가 있어서인지, 과자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돌아오는 길은 그다지 힘들지도 않더라고요. 마침내 세탁기부터 수납장까지, 완벽히 마무리된 풍경을 자랑하던 그 순간. 왠지 모르게 철없어 보이기도 했지만, 그런 풍경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_늉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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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일요일. 아침 열 시 즈음 잠에서 깼어요. 일어나자마자 수건 빨래를 돌리고, 초록이들에게 물을 줬습니다. 볕이 좋은 날이었거든요. 그리고 계획에 없던 서울 여행을 했어요. 점심으로 먹을 샐러드만 사서 빠르게 집으로 돌아오려고 했는데, 정신 차려 보니 서울 한복판을 누비고 있더라고요. 그날 망원, 연남, 연희동 일대의 식물 가게를 돌아다녔습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문을 닫은 곳이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자에게 복이 있는 법.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연희동에서 아주아주 멋진 식물 가게를 발견했어요. 저만 알고 싶은 곳인데, 이책이당 당원 여러분에게만 특별히 공개할게요. ‘화분팜’이라는 곳인데요. 싱그러운 초록 빛깔의 식물, 감각적인 화분이 많아요.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죠? 도매가 보다 쌉니다. 예쁜 초록이들을 마구마구 골라도, 멋진 화분을 이것저것 집어도 너무 저렴해서 놀라실 거예요. 그날 아주 큰 무화과나무를 15,000원 주고 사 와서 잘(?) 기르고 있어요. 보기 좋게 익으면 인증할게요!
_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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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 무화과나무 잎이 많이 떨어져서 조금 휑한데, 그래도 열매는 꽤 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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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2] 상황에 맞지 않게 주었던 도움이나, 원하지 않게 받았던 도움으로 오히려 서로가 불편해졌던 기억이 있나요?
📋 근거조항
142P. 돕는 것도 상대에 맞게 해야 한다 거금을 주고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 듣는가 하면, 밥 한 끼 대접했을 뿐인데 평생 은인이 되기도 한다. 배려도 도가 지나치면 도리어 반감을 사고, 모질게 대해도 때로는 그것을 고마워한다. 결국 상대의 처지와 입장을 생각하지 않으면 은혜도 원망이 되어 버린다. | 전집 115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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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사실 전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걸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뭐든 척척 잘해서 그런 건 아니에요. 오히려 서툴기 때문에, 더더욱 스스로 해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죠.
하지만 부모님 눈에는 저는 여전히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보이나 봅니다. 이사를 할 때도, 결혼을 준비할 때도, 인생의 큰 순간마다 늘 원치 않는 도움을 먼저 내미세요. “청소는 내가 해줄게”, “살림살이는 내가 마련해 줄게” 그 따뜻한 마음을 알면서도, 저는 자꾸만 어긋나게 반응하고 맙니다. 결국 ‘대판싸움’이라는 익숙한 결말로 이어지곤 하죠.
좋은 뜻이라는 걸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지만, 제 말투와 태도는 늘 그 마음을 곱게 받아들이지 못하네요. 돌아서고 나서야 또 반성합니다. 정말, 제가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진짜로 압니다, 알아요.)
_늉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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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있습니다. 몇 년 전 일인데 아직도 기억이 새록새록 나요. 퇴근 후 바로 본가로 향했으니까, 아마 금요일이었을 거예요. 밤엔 비가 꽤 많이 왔어요. 아침에 비 예보를 확인하지 못해서, 우산은 없었고요. 우산이 없어도 괜찮았어요. 우산을 써도 비가 들이칠 것 같았고,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 그렇게 멀지 않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할 거였으니까. 그런데 정류장에서 어떤 남자가 절 불렀어요. “혹시 우산 없으세요? 우산이 하나 남는데, 이거 가져가세요.”하며 우산을 건네더라고요. 전 거절했어요. 낯선 사람의 우산을 받기 싫었거든요. 그런데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면서 굳이 저에게 우산을 안기곤 유유히 떠나더라고요. 기왕 받은 우산 써야지요. 우산이 뻑뻑해서 그런지 잘 안 펴졌어요. 안간힘을 쓰다 우산의 날카로운 부분에 베여 피가 났습니다. 여기까진 괜찮아요. 저에게 우산 펼 힘도 없는 걸 어쩌겠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끙끙대며 겨우 우산을 폈더니… 반쪽이 찢어진 우산이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사람은 저에게 쓰레기를 준 거였어요. 그 XX는 저에게 쓰레기를 건네놓곤, 타인에게 호의를 베풀었다며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했겠죠. 열받네요.
_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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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3] 이제와 돌이켜보니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거나 또는 부질없게 느껴지는, 나의 '열정'이 있나요?
📋 근거조항
177P. 열정이 가라앉고 난 뒤
냉정해진 뒤에 열광했던 당시의 일을 돌이켜보면
한때 열정에 휘둘려 행동한 것이 부질없음을 깨닫는다.
바쁜 상황이 일단락되고 한가로운 시간을 갖게 되면
비로소 여유롭고 평온한 삶이 얼마나 좋은지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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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부터 약 4년간, 연극을 하겠다며 불타올랐던 시절이 있습니다. ‘연극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지방의 중·고등학생들에게 우리가 직접 찾아가 공연을 보여주자’라는 거창한 취지에 이끌려 대학 동아리 활동에 푹 빠졌어요. 그 열정이 얼마나 컸던지, 결국 대학원까지 진학해 계속해보겠다고 마음먹었으니 말 다했죠.
사건사고도 많았지만, 돌아보면 정말 재미있는 추억이에요. 다만 한편으론, 극단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정식 배우가 된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불타올랐어야 하나 싶은 마음에, 문득 머쓱해지기도 합니다.
만약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갔다면, 지금쯤 이 기억이 머쓱함보다는 더 큰 뿌듯함으로 남아 있을까요? 가끔은 그런 상상을 해보곤 합니다.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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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더 많은 기사가 났었네요! (이런 결과물이라면, 조금은 덜 머쓱해해도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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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숫자를 싫어해요. 그런데 숫자는 절 좋아하나 봐요. 어느 회사에 가든 지출결의는 제 몫입니다. 제가 속한 팀 혹은 파트에서 사용한 비용을 관리하고, 영수증 혹은 계산서를 취합해서 회계팀에 전달하는 일을 해요. 되게 단순하지만 몹시 귀찮은 일이에요. 이런 일은 역시 막내에게 오기 마련인가 봐요. 20대 중반에는 지출결의 업무에 열정이 있었어요. 회계팀에서 연락이 오면, 뭔가 잘못된 거거든요. 그래서 회계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않는 것이 매월 목표였습니다. 숫자가 안 맞고, 영수증이나 증빙 자료가 없다는 연락을 받는 게 부끄럽더라고요. 이런 단순한 업무조차 제대로 못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서요. 깔끔하게 비용 처리를 해서 그들에게 인정받고 싶었어요.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래서 팀장을 비롯한 모든 팀원에게 깐깐하게 굴었어요. 지출결의서 문서, 영수증, 거래명세서, 증빙 사진 순서로 서류를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본인이 쓴 비용을 틀리게 기입하거나,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순서대로 세팅해서 주지 않으면 혼자 씩씩댔고요. 사실 파일 순서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어요. 적~당히 해도 됐을 일인데, 쓸데없이 열심히 한 것 같아요. 적고 보니 열정이 아니라, 강박 같기도 하네요.
_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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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 그때 얻은 별명 '지결왕', 다른 팀 지결왕에게 응원 메시지도 종종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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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4] 지금 당장 당신 삶에서 덜어내야 할 ‘하나’는 무엇인가요? 당신 삶에서 그것을 덜어낸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 근거조항
56P. 지금 내 삶에서 덜어 내야 할 것
인생에서 무언가를 덜어 내면
그만큼 불필요한 근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간관계를 줄이면 성가신 일에 덜 휘말리고,
말수를 줄이면 실수할 일이 줄어든다.
생각을 줄이면 정신적으로 소모되지 않고,
똑똑한 척하는 것을 줄이면
타고난 본성을 회복할 수 있다.
줄일 생각은 하지 않고 늘리려고만 하는 사람은
온갖 것에 자신을 옭아매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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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 Much Talker. 줄여서 TMT라고 하죠. 그게 바로 저예요. 전 말이 너무 많아요. 사실 말이 많다기 보단, 쓸데없는 말이 많아요. 저는 말을 조리 있고 재미있게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아이러니하게도 제 추구미는 재치 있고 유쾌하게 말하는 사람이거든요. 현실의 나와 추구하는 나의 모습의 격차가 커서 그런 걸까요? 종종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 덧붙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꼭 후회하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론 쓸데없는 말을 줄이려고요. 단순히 “덜 말하겠다”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정제된 방식으로 말을 하고 싶어요. 말이 줄어들면, 오히려 사람들이 제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더 집중하지 않을까요? 또 분위기를 띄우려다 어긋난 농담이나 충동적으로 던지는 말들이 사라지면, 마음속 짐도 없어질 거고요.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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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제가 줄여야 할 것이 있다면, 단연 ‘욕심’이 1순위입니다. 갖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어찌나 많은지요. 사실 욕심과 짐을 조금만 덜어내도 인생이 훨씬 평화롭고 여유로울 텐데요.
‘줄일 생각은 하지 않고 늘리려고만 하는 사람은
온갖 것에 자신을 옭아매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딱 제 이야기입니다. 최근 이사를 하면서 더 크게 실감했어요. 물건 하나하나가 짐이 되어 제 발목을 잡는 기분이더라고요. 결국 몸도, 마음도 가볍게 움직이기 위해선, 무언가를 채우기보다 비우는 일이 먼저여야 하나 봅니다.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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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5] 지금 당장 그만두고 싶은 것이 있나요? 습관이나 관계, 무엇이든 좋아요! 왜 지금 당장 그만두고 싶은지 그 이유도 간단히 공유해 주세요.
📋 근거조항
221P. 그만둬야 할 것은 당장 그만둬라
무언가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이 들면
결심한 그 순간 단호히 멈춰라.
고민하거나, 조만간 그만두겠다며 뭉그적거리면
시기를 놓치고 평생 그만두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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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질! 아, 오해하지 마세요. 앞으로 양치질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전 양치질을 굉장히 오래 해요. 3분만 양치질하기엔 치아가 깨끗해지지 않는 기분이랄까요. 최소 10분 정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10분 동안 양치질만 하기엔 너무 심심하거든요. 그래서 일단 치약을 묻힌 칫솔을 입에 물고 거실로 나옵니다. TV를 보거나, 칫솔을 입에 물고 뜨개질을 할 때도 있어요. 그럼 양치질하는 시간이 30분이 훌쩍 넘어갈 때도 있어요. 이런 나, ADHD 인가요? 제가 생각해도 너무 심하긴 해요😅 양치질을 오래 하니까 이가 점점 닳더라고요. 그래서 뜨거운 음식을 먹어도, 찬 음식을 먹어도 이가 시려요. 양치질을 너무 오래 하는 습관을 버리지 않으면 제 이는 다 닳아서 없어지고 말 거예요. 그래서 오늘부터! 진짜! 양치질할 때는 양치질에만 집중하려고 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_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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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 오늘부터 퀵- 양치질하는 습관을 들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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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어요.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우며 생긴 버릇인데요, 피아노를 치는데 손톱이 길면 “연습할 준비가 안 된 것”이라며 손등을 탁탁 내리치던 선생님이 계셨거든요.‘혼나지 않으려면 손톱은 늘 짧아야 한다’ 그 기억에서 시작된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마다 무의식 중에 튀어나온다는 거예요.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사실 그렇게까지 불안해할 일도 아닌데 괜히 손톱을 물어뜯고, 그러다 또 스스로 불안해지고… 그런 식으로 악순환이 반복되더라고요. 무엇보다 보기에도 예쁘지 않고요.
올해, 아니 이번 달부터는 꼭 이 습관을 고쳐보려고요. ‘당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긴 어렵지만… 네, 지금도 손이 좀 근질근질하거든요.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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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늉늉의 지인 / 짧똥짧똥, 오늘도 고통받는 늉늉의 손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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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6] 당신이 계획한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풀린 일이 있나요?
📋 근거조항
172P.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이다
물고기를 잡으려고 그물을 던졌는데
뜻밖에 큰 기러기가 걸릴 때가 있다.
또한 먹잇감을 노리는 사마귀를
그 뒤에서 참새가 노릴 때도 있다.
이처럼 계략 속에 계략이 숨어 있고,
뜻하지 않은 일로 가득한 것이 세상이다.
그러니 사람의 얕은 지혜나 계략 따위를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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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추석에 일본 후쿠오카 현으로 여행을 갔어요. 제가 우동을 좋아하거든요. 쫄깃쫄깃한 면발로 유명한 수타 우동 가게가 있다길래 무작정 버스를 타고 그 동네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미 장사를 끝내고 마감 중이더라고요. 알고 보니 인기가 아주아주 많은 우동 가게여서, 일찌감치 가야 하는 곳이었어요. 하루 종일 한 끼도 못 먹었던 터라 맛집 찾아 삼만리 할 체력은 없었고요. 그 동네에서 식당을 찾아야 했는데 번화가가 아니라서 식당이 변변치 않았어요. 구글 맵에서 찾은 작은 텐동 가게에 냅다 들어갔습니다. ‘간단하게 때우고, 밤에 맛있는 걸 먹어야지.’라는 마음을 품고요. 그런데 웬걸… 맛집이었던 거 있죠. 맛집 중에 맛집이라는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맛집이었습니다. 깨끗한 기름에 야채와 해산물을 바로 튀겨 주시는데, 튀김이 따뜻하고 바삭바삭해서 맥주가 술술 들어가더라고요. 우동 맛집을 찾아 떠난 동네에서, 우동은 못 먹고 텐동 맛집을 발견해 버린 하루였습니다. 뭐가 됐든 맛있는 걸 먹었으니 그걸로 된 거죠 뭐!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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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 또 먹고 싶다,,, 따뜻한 텐동 한 그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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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제 ‘삶’ 그 자체일까요? 애초에 계획을 세심하게 짜는 사람도 아니지만, 빈틈 많은 그 계획조차도 좀처럼 지켜지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거든요.
출판사에서 일하게 된 것도, 편집자로 시작했다가 홍보팀으로 직무를 바꾸게 된 것도, 그보다 훨씬 전 연극 동아리를 하게 된 일도, 대학원 진학도… 전부 제 계획 바깥에 있던 일들이었습니다.
그런데요, 계획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꼭 나쁜 건 아니더라고요. 연극 동아리를 하면서 사는 내내 몇 번을 풀어내도 재밌을 ‘인생 썰’이 참 많아졌고, 대학원을 다니며 생각의 결이 깊어지기도 했고, 출판사에서 일하게 된 덕분에 저에게 더 잘 맞는 일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으니까요. 지금 이 독서모임 역시, 그 덕분에 시작된 인연이고요.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이고, 그래서 더 즐거운 것도 결국은 세상인가 봅니다.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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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늉늉 / 무계획 늉늉을 대하는 흔하디 흔한 자세.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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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이당 백브리핑
_초역 채근담의 중요한 문장들, 함께 짚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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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늉늉의 문장
121P. 사람을 피한다고 마음이 고요해질까
조용한 것을 좋아하고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남들을 피함으로써 고요함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아무도 없음에 집착하면
곧 자기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고,
고요한 마음에 집착하면
그것이 곧 소란스러움의 원인이 된다.
피하고자 할수록 도리어 집착하게 되니,
이래서는 나와 남을 하나로 보고
움직임과 고요함을 모두 잊는 경지에 이르기 어렵다.
| 후집 105칙
204P. 한가하다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한가할 때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면
바빠졌을 때 큰 힘이 된다.
휴식을 취할 때 무언가 배우고 준비해 두면
일이 생겼을 때 쓸모가 있다.
눈에 띄지 않는 데서도 올바르게 행동하면
사람들 앞에 나섰을 때 도움이 된다.
| 전집 85칙
209P. 인생은 순식간에 흘러간다
천지는 영원하나 사람의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일생이 긴 듯 보여도 고작 백 년으로
하루하루가 순식간에 흘러가 버린다.
운 좋게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인생을 마음껏 즐기면서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항상 유념하라.
| 전집 107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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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슬의 문장
34P.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라
하늘이 행복을 내려주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을 갈고닦아 행복을 구하라.
하늘이 내 몸을 괴롭게 한다면
마음을 편히 하여 고통을 줄이라.
하늘이 내가 갈 길을 방해한다면
힘써 노력하여 뚫고 나아가라.
그러면 하늘도 어찌할 방도가 없을 것이다.
| 전집 90칙
36P. 꾸미지 않음에서 우러나는 품격
완성도 높은 문장이란
기발하고 세련된 표현을 담는 것이 아니다.
다만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 번 읽어 마음에 스미도록 알맞게 표현할 뿐이다.
인품이 훌륭한 사람이란
보통 사람과 특별히 다른 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따름이다.
| 전집 102칙
264P. 괴로움은 오직 자신이 만든 것일 뿐
사람들은 걸핏하면 투덜댄다.
‘세상이 더럽다.’ ‘사는 게 고통이다.’
그러나 이는 눈 앞의 이해득실에만 사로잡혀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름은 하얗고 산은 푸르고
시내는 졸졸 흐르고 바위는 우뚝 솟아 있다.
들에는 꽃이 피고 새는 재잘거리고
계곡에는 메아리가 치고 나무꾼은 노래를 부른다.
이 세상은 더럽지 않고, 괴로운 일만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렇게 만드는 것은 오직 자신의 마음이다.
| 후집 121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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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이당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두 귀를 활짝 열고 있습니다.
당원 여러분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나날이 발전하는 이책이당이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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