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3] 제11차 독서위원회 회의 결과 _ 마더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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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1] 당신의 상상 속 산타🎅🏻 [안건 2] 산타가 되기 위한 조건✔
[안건 3] 어른이지만 선물은 받고 싶어🎁 [안건 4] 보통 사람들의 고정관념💭 [안건 5] 당신에게 부모님은 어떤 존재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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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생각날 수 있음
여러분은 '산타클로스'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빨간 외투와 바지를 입고, 덥수룩한 하얀 수염을 만지며, 허허하고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백인 할아버지를 떠올렸어요. 하지만 여러분. 산타클로스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존재라면 말이에요. 겉모습이 꼭 저럴 필요가 있을까요? 백인이든 흑인이든,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 빨간 옷을 입든 초록옷을 입든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을 거예요.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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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차가울 수 있음
마음이 따뜻해지는 포근함을 기대하고 왔다가 차가운 머리만 팽팽 굴리게 되는 예상치 못한 연말을 보낼 수 있습니다. 물론 예상치 못한 일이 꼭 나쁘기만 한 건 아니지만요.
산타에 대한 귀엽고 멋진 상상 속에 머리를 울리게 하는 당황스럽고도 놀라운 질문들이 많이도 숨어 있어요. 마치 이 짧디짧은 동화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처럼 페이지를 다시 넘겨 되짚고 있나요? 그렇다면 우리가 조금은 '어른'이 되었다는 뜻일지도요.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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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1] 보통 “산타”하면 빨간 외투와 빨간 바지를 입고, 하얀 수염과 하얀 눈썹을 가진 할아버지를 떠올려요. 우리 이번엔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상상해 봅시다. 여러분의 상상 속 산타는 어떤 모습인가요? 한여름이 크리스마스인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오세아니아 산타처럼 알로하셔츠를 입고 있나요? 아니면 아프리카 산타처럼 무시무시한 사자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빨간색 대신 초록색 케이프를 두르고 있나요?
📋 근거조항
32P. "일단 표준 스타일은 정해져 있어요. 하얀 수염, 하얀 눈썹, 빨간 외투, 빨간 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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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상상 속 산타는 아기의 모습을 하고 있어요. 귀엽지만 성깔 있죠. 마치 보스 베이비처럼요. 왜 하고 많은 사람 중에 아기의 모습을 하고 있냐고요? 그거야 크리스마스엔 보통 어린이들이 선물을 많이 받고, 선물을 받는 주체인 어린이의 마음은 어린이가 가장 잘 알 테니까요.
아기 산타는 빨간 양복을 입고, 빨간 케이프를 두르고, 빨간 모자를 쓰고 새하얀 소파에 앉아 어린이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골라요. 아기들은 낮잠을 많이 자잖아요. 아기 산타에게도 수면 시간을 최소 16시간 정도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선물 고를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래서 선물 셀렉은 조금 이르게 11월부터 시작합니다. 아기 산타가 선물을 고르면, 루돌프들이 선물을 포장하고 배달할 준비를 해요. 어떤가요, 제 상상 속 산타의 모습이?
_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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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드림웍스 <보스 베이비: 크리스마스 보너스> / 슬슬의 상상 속 산타와 싱크로율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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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에겐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나눠주고 다니는 것이 '일'이겠죠. 일을 할 때 효율적인 것을 중시하는 제게 산타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하신다면, 일단 '정해진' 옷을 주지 않겠습니다. 선물 나눠주기도 바빠 죽겠는데, 게다가 그 누구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심지어 옷에도 신경을 써야 하다니! 적어도 옷만큼은 자유롭게, 편한 복장이면 좋겠습니다. 만약 제가 산타가 된다면, 아마도 청바지에 맨투맨 티를 입지 않을까 싶네요.
_늉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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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ed by Ideogram / 제가 산타가 된다면, 이런 모습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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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2] 어떤 자질, 어떤 조건을 갖춰야 산타가 될 수 있을까요?
📋 근거조항
30P. "이번에 후보자를 선정하면서 나는 지금까지의 제약을 모조리 없애기로 했습니다. 그 계기가 된 것은 아프리카 산타의 입회 승인 때였어요. 그를 지켜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내 후임자가 될 미국 산타에는 흑인도 대상에 넣어야겠다고요. 아니, 그것뿐만이 아니지요. 인간적인 자질 외에는 어떤 조건도 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여기 이 여자 분이 미국 산타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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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체력, 둘째도 체력, 셋째도 체력, 센스는 덤. 당연히 체력이 가장 중요하죠. 전 세계 아이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준비해야 하잖아요. 또 크리스마스 아침이 오기 전 지구의 모든 어린이에게 선물을 나눠줘야 하고요. 이게 보통 체력으로 되는 일이겠어요? 전 산타클로스를 뽑을 때 체력장을 무조건 치러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의 마음에 쏙-드는 선물을 고르는 안목이 있어야 하니까, 센스는 덤!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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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행복해지는 날인 것 같아요. 아이일 때 뿐만이 아니라,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말이에요. 그런 날, 세계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데 나의 시간을 내어줘야 한다면, '사랑'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일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1순위 조건은, 아이를 사랑할 것!
그리고 나쁜 짓을 하거나, 울면 산타가 찾아오지 않는다고 하죠. 그렇다면 산타도 나쁜 짓을 하거나 울지 않을 것! 산타를 보기 위해 아이가 지켜야만 하는 규칙이 있다면, 산타도 똑같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물을 주는 사람이라도 얄짤없습니다. 선물을 주고 싶다면, 산타도 규칙을 지켜라!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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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3] 우리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아직 어린이잖아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이 있나요?
📋 근거조항
67P. "산타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셨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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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물질 ver.
저는 1인 가구예요. 혼자 삽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제 한 몸만 건사하면 되기 때문에 물질적으로 부족하진 않아요.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유급) 휴가. 선물로 (유급) 휴가를 30일쯤 받고 싶습니다. 일 년에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15개의 유급 휴가로는 부족해요. 15개의 휴가가 더 생기면 좋겠어요. 그럼… 정말 아주 매우 몹시 행복할 텐데… 산타가 이런 선물도 주나요…?
물질 ver.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요? 휴… 알겠어요. 물건으로 받아야 한다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세트. (2024.12.24 기준 457권입니다.) 그리고 그 책들을 가지런히 꽂을 수 있는 커다란 나무 책장. 그리고 그 나무 책장이 여유 있게 들어갈 수 있는 넓은 집. 이렇게 말하다 보면 한도 끝도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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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 산타가 선물로 휴가 안 주길래, 제가 저에게 휴가를 줬습니다. (마이너스 연차 1.5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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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크리스마스엔 LP 판이요! 마침 퇴사 기념으로 LP 턴테이블을 선물받았거든요. 집에도 LP 판이 있긴 하지만, 새로운 턴테이블에는 또 새로운 LP 판을 한번 얹어줘야죠! 산울림 2집, 11집…
분명히 말해두는데, 저는 아직 산타가 있다고 믿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산타가 꼭 크리스마스에만 선물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금 참을성 있게 자란 저는, 선물을 주실 때까지 마치 크리스마스처럼 설렘을 잔뜩 가진 채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제 산타클로스님, 제 말이 무슨 말인지 아셨죠?
_늉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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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4] '산타 할아버지'라는 용어 속에는 이미 우리의 고정관념이 담겨 있습니다. '산타 할아버지'처럼, 무의식 중에 우리의 고정관념이 담겨있는 것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 근거조항
40P. “왜 산타는 꼭 남성이어야 한다고 미리 정해놓고 생각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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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산타는 꼭 남성이어야 한다고 미리 정해놓고 생각할까요?"
단 한 문장에, '그간 나는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살았는가'를 한번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산타클로스라는 정식 명칭이 있음에도 우리는 종종 산타 할아버지라는 용어를 사용하지요. 군인/경찰 아저씨, 주방 이모님… 고정관념이 담긴 용어는 생각보다 많아요. 바꿔 부를 수 있음에도 깊은 고민 없이 사용하곤 하지요.
대개 나쁜 의도로 해당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 가고 있는 만큼, 사용하는 단어 하나에도 더 많은 고민과 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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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빠다리로 앉는 걸 좋아해요. 그냥 그 자세가 제일 편하더라고요. 지금도 아빠다리로 앉아 이책이당 뉴스레터를 쓰고 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빠다리라는 단어가 '남자는 다리를 벌리고 앉아도 되고 여자는 다리를 오므려야 한다.'는 성차별적인 고정관념이 담긴 단어인 거 있죠?
요즘은 '아빠다리' 대신 '나비다리'라는 말을 쓴다고 해요. 아빠다리의 모양이 나비의 날개 모양을 닮아서 그렇대요. 앞으론 ‘아빠다리’ 대신 ‘나비다리’라는 표현을 사용해야겠어요!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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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5] 때로는 슈퍼맨이 되어주고, 때로는 산타가 되어주었던 부모님. 아버지/어머니는 지금 나에게 어떠한 존재인가요?
📋 근거조항
43P.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는 아버지의 지위가 점점 땅에 떨어지고 있어요. 아버지는 단지 돈을 벌어오는 존재일 뿐이고, 평소에는 아이들에게 거치적거리는 짐짝 취급을 당하고 있죠. 거기에는 물론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분명한 건 부성이 경시된다는 점이에요. 아버지는 이제 없어도 무방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어요. 꼭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누가 됐든 돈만 벌어다주면 된다는 것이지요. 아버지가 날마다 지하철에 시달리고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어가면서도 왜 땀 흘려 일하는지 아이들은 이해해주려 하지 않아요. 꼭 산타가 아니더라도 누가 됐든 선물만 갖다 주면 된다는 생각과 똑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여성 산타까지 나타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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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해낼 것만 같았던 부모님의 실체(?)를 알게 된 이후, 제게 부모님은 세상 누구보다, 세상 무엇보다 '귀여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님의 보살핌이 필요했던 나이를 지나 이제는 스스로 삶을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고, 그러니 당신들의 딸에게 이제는 본모습을 보여줘도 된다고 생각하신 걸까요? '회사는 다 그런 거다. 안 그런 회사가 어딨냐.' 사측처럼 제 마음을 후벼파던 아버지는 '회사 가기 싫다. 연차 내고 낚시 가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며 낚시 원정에 종종 딸을 끌어드리려 계략을 짜기 바쁘시고, 친구 고민, 연애 고민을 다 들어주며 그 고민에 동반된 딸의 짜증까지 감내해야 했던 어머니는 친구 고민, 남편 고민을 털어놓으며 나아가 그간 마음속에 담아뒀던 딸의 만행들을 하나둘 꺼내놓으며 복수 아닌 복수를 즐기고 계십니다.
한없이 큰 어른이라 생각했지만, 제가 조금 더 커보니 부모님도 저와 똑같더라고요. 유치한 걸로 투닥거리고 삐지고, 일하는 것보다 노는 것이 좋고,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아 여전히 헤매고...
그 본모습들을 하나둘 수줍게 딸에게 꺼내주는 것이 참 귀엽습니다. 이제서야 제가, 부모님이 조금이나마 기댈 수 있는 어른이 된 것 같아 책임감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간 긴 시간을 부모님이 제 슈퍼맨이 되어 주고 산타가 되어 주었으니, 이제는 제 차례네요. 귀여운 그대들에게 슈퍼맨 딸이 되어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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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인형! 제가 중학생일 땐 고등학교 보낼 걱정, 고등학생일 땐 대학 보낼 걱정, 대학생일 땐 취업을 어떻게 하려나 걱정, 취업을 하고 나니 작고 소중한 월급 걱정, 연봉 높여서 이직을 해도 여전히 작고 소중한 월급 걱정, 나이가 서른인데 연애는 하고 있는 건지, 결혼은 도대체 언제 할 건지 걱정. 우리 엄빠는 걱정이 왜 이렇게 많을까요? 아마 제가 결혼을 하게 되면 손주는 언제 볼 수 있는지, 손주를 어떻게 잘 키워야 할지 걱정하겠죠?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딸래미를 걱정하는 고슴도치 엄빠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과도한 걱정은 이제 그만! 이젠 제가 엄빠를 걱정해야 할 나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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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 허구한 날 깨지고 다치는 슬슬. 아마 제가 엄빠를 걱정인형으로 만드는 것일지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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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이당 백브리핑
_마더 크리스마스의 중요한 문장들, 함께 짚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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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슬의 문장
40P. "왜 산타는 꼭 남성이어야 한다고 미리 정해놓고 생각할까요?"
54P. "저도 부성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시되어서는 안 되지요. 또한 산타는 부성의 상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부성을 부여받은 것은 반드시 남성만은 아니겠지요. 또한 모성을 부여받은 것도 반드시 여성에 한정된 일은 아닐 거예요. 그런 마음으로 저는 산타에 지원했습니다."
🔖 늉늉의 문장
50P. "아 참, 제가 쿠키를 구워왔어요. 그거라도 드실래요? 잠깐 쉬면서 차나 한잔하죠."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회의실을 나갔다. "그거라면 제가 도와드리지요. 차 준비는 젊은 사람이 하기로 했으니까." 이탈리아 산타가 제시카를 따라 나갔다.
54P. "산타에 지원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토미에게 말했죠. 산타는 남자만 할 수 있어. 어느 집에서나 산타 역할은 아빠가 하잖아, 라고요. 그랬더니 토미가 내게 말하더군요. 엄마는 아빠 몫까지 나를 사랑해 주잖아요, 내게 그러겠다고 약속했잖아요, 라고요. 웬일로 화난 얼굴을 하고서. 저는 아무 대답도 못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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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이당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두 귀를 활짝 열고 있습니다.
당원 여러분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나날이 발전하는 이책이당이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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