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4] 제12차 독서위원회 회의 결과 _ 철학의 쓸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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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1] 노동 아니고요, 휴가 맞습니다🛫 [안건 2] 이미 지나갔지만, 후회스러워💦
[안건 3] 당신의 소소한 일탈💨 [안건 4]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의 비중⏰ [안건 5] 문득 고독할 때, 당신은?😶
[안건 6] 당신의 원픽 철학 처방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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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우리를 괴롭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고, 심지어 우리를 치유하는 힘도 있다. 문제는 철학으로 무엇을 치유하고 싶은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철학은 (아마도) 꼭 필요한 학문이에요. 인생이 지겹고, 힘들고, 거지 같다면 저명한 철학자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한 가지만 주의하면 오히려 좋을 지도요. 무얼 조심하면 되냐고요?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는 마세요. 이미 하늘나라로 떠난 사람들 말이 100% 옳다고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그들의 의견을 요리조리 조합해서, 나의 상황에 맞게 바꾸어봐요. 자신만의 철학처방전이 생긴다면 풍진 세상도 살아갈만할 거예요.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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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쓸모가 있다. 철학은 백면서생의 사치도 전유물도 아니다. 또 쓸모없는 것의 쓸모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복을 예찬하지 않는다. 오히려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어떤 것도 사유하지 않는다.
나와는 먼 이야기 같았던 철학이 나의 삶에도 뿌리내릴 수 있다는 것. 철학에 한발짝 정도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하는 책입니다. 다만 위대한 철학자들이 건네는 처방전이 '명쾌'했는가는... 개인의 선택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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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1] 열심히 일한 당신, 푹 쉬어라! 하지만 현대인은 여가 시간을 보낼 때조차 무언가를 하고, 보고, 맛보고, 느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휴일이나 휴가 때,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 경험이 있나요?
📋 근거조항
101P. 쾌락을 위한 활동에 열중하고 있을 때도 우리는 억지로 노동을 할 때처럼 중압감을 느낀다. 하기야 우리는 이미 이런저런 숙제를 해치우듯 축제나 순례, 전시회를 '가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지 않는가. 쾌락의 묘미는 켱쾌함과 가벼움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다양한 쾌락을 반복적으로 추구하다 보면 쾌락의 매력은 오히려 퇴색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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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행을 떠났을 때 부담을 느껴요.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거든요. ‘이번엔 여유롭고 한갓지게 여행해야지. 늘어지게 늦잠도 자야지.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꼼짝도 하지 말아야지.’ 이런 결심이 무색하게 여행 내내 분주합니다. 여행지에서 멍하니 있다 보면 ‘바쁜 와중에 시간을 겨우 내서 멀리까지 왔는데 이래도 되나? 이 도시의 풍경을 눈에 더 담아야 하지 않을까? 이 지역의 특산물 맛도 봐야 하는데.’ 이런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전 여행지에서 다음 날과 그다음 날의 체력까지 몽땅 끌어와서 쓰곤 합니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지쳐버린 상태로 일상에 돌아오곤 하죠. 그럼에도 여행지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는 아마 특별한 하루하루가 사라지고 있다는 아쉬움 때문일 거예요.
_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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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 필리핀 보홀에서 만난 강아지와 노느라 바빴던 작년 12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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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늘' 느끼고 사는 것 같아요. 직장을 다닐 때는 평일에 노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만큼 그에 대한 보상 심리로 더 열심히 놀아야만 할 것 같고, 직장을 다니지 않을 때면 '언제 또 이렇게 쉬어 보겠나. 지금 많은 걸 해보고 더 알차게 놀아야 한다.'하는 마음에 또 부담감을 느끼지요. 그저 즐겁기만 한 '쾌락'을 느껴본 지가 언제인지. 오롯한 쾌락을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이, 다시 오긴 올까요?
_늉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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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늉늉의 지인 / 압박감을 느끼며 노는 것치고, 늘 지나치게 신나있는 늉늉의 뒷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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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2] 시간이 흘러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되었지만, 여전히 후회하고 있는 일이 있나요?
📋 근거조항
176P. 2년 전에 그 일을 맡았어야 했는데, 어제 그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승낙했어야 했는데, 거절했어야 했는데···. 우리가 제대로 말하지 못한 그 모든 '예'와 '아니요', 우리를 좀먹고 죄책감에 빠지게 하는 그 모든 '했어야 했는데···.' 때문에 우리는 고통과 괴로움에 빠진다. 후회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 아무런 풍경도 출구도 없는 막다른 골목에 갇혀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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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저보다 한 살 많은 교회 오빠가 제 속옷을 훔쳐간 적이 있어요. 한 번이 아니라 꽤 자주 그랬더군요. 어른들은 호기심 왕성한 사춘기 소년의 장난이라며 이 사건을 가볍게 넘겼어요. 제 마음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곪아 버렸고요. 그 당시 제가 흘린 눈물이 2L 생수병으로 5개는 나올 거예요. 15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문득 그때의 일이 생각나는 걸 보니, 제대로 사과를 받지 못한 게 많이 억울한가 봅니다. 아니, 많이 후회스러워요. 그의 잘못을 제대로 따지지 못한 게 말이에요.
재작년에 단편 소설 한 편을 완성하는 수업을 들었어요. 이 사건을 모티브로 짧은 소설 한 편을 완성했는데요. 그 소설 속에서 전 제 속옷을 훔쳐갔던 그 사람을 죽였습니다. 아주 잔인하게요. 이렇게까지 했으니, 이제 그만 그 기억을 놓아줘야겠죠?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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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 한 달 동안 공들인 소설 구상안. 소설 최종본은 19세 인증해야 열람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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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언제나 선택 그리고 후회의 반복인 것... 하지만 저는 지나간 일을 길게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이 안건에 대한 답을 제대로 내놓을 수 없었어요. 생각해 보면 후회되는 일이야 있겠지만, 저는 그 일들을 다시 꺼내놓고 싶지 않거든요.
과거에 저는 수많은 후회들을 되새기며 끊임없이 절망하는 타입의 인간 유형이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결국 그 후회에 파묻혀 또 후회할 일들을 만들어내더라고요. 지나간 일을 후회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봤자 '결국 손해 보는 것은 나 자신뿐'이라는 것을 수차례 경험한 후, 이제는 후회되는 일이 생기더라도 이미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하며 빨리 잊으려고 노력합니다.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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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3] 가끔 그런 날 있지 않나요?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미친 짓 하고 싶은 날 말이에요. 일을 저지르고 나면 기분이 산뜻해지기도 하잖아요.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기분 전환엔 소소한 일탈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이제껏 당신이 해 온 일탈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볼까요?
📋 근거조항
300-301P. "현명한 사람은 기분 전환을 하고 다시 힘을 얻기 위해 맛있는 음식과 음료를 적당하게 먹고 마신다. 또한 향수를 뿌리고, 초록 식물을 키우고, 옷치장을 하고, 음악을 즐기고, 몸을 쓰는 유희를 즐기며, 공연을 보고,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일들을 즐겨 한다. 이것은 모두 타인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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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을 던질 때까지만 해도, 전 제가 프로 일탈러인 줄 알았습니다. 대단히 큰 착각이었어요. 저는 그냥 조금 이상하고, 약간 엉뚱한 사람일 뿐. 일탈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해야 할 것을 성실하게 하는 착실한 사람이라는 걸, 오늘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제 인생 최고의 일탈을 몇 개 소개해볼게요. 직장에서 나에게 준 점심시간은 1시간이지만, 내 마음대로 30분 늘리기, 내가 운전하는 건 아니지만 오토바이 타고 질주하기, 아침에 출근해서 직장 상사가 주는 맥주 마시면서 일하기. 이런 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아요. 이런 것도 일탈로 봐주시려나요? 혹시 슬슬이 저지른 (엄청난) 일탈을 제보하고 싶으신 분은 저에게 메시지 보내주시길 바라요.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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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 아침부터 맥주 마시는 사람 = 슬슬
협찬 = 숑 (직장 상사 1), 티스푼으로 맥주 따준 사람 = 구쪽 (직장 상사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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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뒷목을 잡고 쓰러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학교를 입학하고 나니, 세상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더라고요. 수업을 들으러 갔는데 창문으로 비치는 햇살이 이렇게나 따뜻할 수가...! "이런 날 햇볕을 쬐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거야!"
네. 그렇게 '자체적으로 휴강'을 한 후, 학교 앞 공원에 드러누워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때 공부를 조금 더 열심히 했다면 삶이 조금은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마침내 도달하는 결론은 '참 잘했다!'하는 생각뿐입니다. 소소한(?) 일탈이지만, 그때의 행복한 기억이 여전히 이렇게 떠오르곤 하니까요.
_늉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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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앞 공원의 풍경. 이 정도면 자체 휴강할 만하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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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4] 나의 하루, 나의 일주일을 되돌아 보아요. 나는 지금 얼만큼의 시간을, 나 스스로를 위해 쓰고 있나요?
📋 근거조항
241P. 니체는 말했다. "하루에 3분의 2를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정치인이든 상인이든 관리든 학자든 노예에 불과하다." 우리를 구별 짓는 것은 직업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다. 우리는 자신만의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 일을 하고 돈을 벌지만, 문제는 일이 우리의 시간을 온통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노동자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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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저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저를 위해 쓰고 있는데요. 노동자가 아닌 이때가 되어서야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만 같아 이 안건을 내놓고는 조금 씁쓸해지기도 했습니다.
많은 시간을 저에게 쓰긴 하지만, 그렇다고 많은 것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저 좋아하는 취미를 하루 종일 즐기기도 하고, 때로는 집에서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요. 별것 아닌 하루들이지만, 이런 것들이 오롯이 저만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행복합니다. 곧 노동자로 돌아가야 함을 알면서도 자꾸만 그 시간을 늦추게 되는 것은 이 소소한 시간들이 즐거워서인 것 같아요.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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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예 슬슬이라고 합니다. 하루는 24시간. 24시간의 3분의 2는 16시간. 이 책은 최소 16시간을 저를 위해서 쓸 수 있어야만 노예가 아니라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회사에서 9시간을 머물러요. 이미 여기서 틀렸습니다. 회사에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이동하는 시간은 3시간 정도고요. 맑은 정신으로 일하려면 최소한의 수면 시간은 보장해줘야 하니까 6시간은 자요. 하루에 오롯이 저를 위한 시간은 고작 6시간 정도네요. 어떻게 해야 나를 위해 16시간을 쓸 수 있는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노예로 살지 않기 위해선 퇴사가 답인 것 같은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회사에서 업무에 몹시 열정적으로 임하고, 그 시간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라는 고리타분한 피드백은 사절합니다… 이미 열심히 일하고 있단 말이에요…)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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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 살려주세요... 휴대폰도 출근하기 싫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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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5] 문득 고독이 느껴지는 순간, 그 고독을 달래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하나요?
📋 근거조항
230-231P. 식당, 치과, 탈의실에서 종종 최대의 볼륨으로 울려 퍼지는 잔잔한 음악은 항상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것은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나 자신과 함께 존재하는 데서 비롯되는 고독을 지워버리기 위한 소음이다. 나 자신과 대면하는 순간에 우리는 우리의 주의를 흐트러뜨리면서 고독을 달래주고 그 무게를 가볍게 해주는 배경음악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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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지워버리기 위한 소음으로 저도 한때 음악을 선택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제게 음악은 그리 좋은 선택은 되지 못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이 사람을 그리 신나게 하는 장르가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를 더 갉아먹게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평소에 듣지 않는 장르의 노래를 듣는 건 그것대로 고역이었고요.
그래서 찾은 방법은 무조건 예능! 런닝맨, 놀면 뭐하니, 지구오락실, 미추리 같은 시끄럽고 정신없는 예능들을 BGM처럼 틀어둡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이미 본 적 있는 예능일 것! 마음이 외로운 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집중해서 보는 것도 그것대로 외로운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그저 깔깔대는 소리가 흘러가도록, 이미 봤던 예능들을 틀어놓습니다. 그러다 무심코 웃음이 터지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곤 하지요.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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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리 방송 캡쳐 / 제 웃음버튼 중 하나입니다. 같이 웃고 가실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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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라면 복작복작한 세상사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일까요. 전 문득 찾아오는 고독이 반갑습니다. 이 책에선 고독을 지우고 달래기 위해 배경음악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저는 고독을 즐기기 위해 배경음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사실 음악은 아니고 소리예요. <짱구는 못말려: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라는 콘솔 게임이 있는데요. 고독해질 때면, 게임 속 풍경과 소리를 편집한 영상을 틀어놔요. 아침, 오후, 저녁의 풍경과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바뀌는 자연의 소리가 매력적이거든요. 이른 아침엔 새가, 이른 오후엔 매미가, 늦은 오후엔 쓰르라미가, 캄캄한 밤엔 풀벌레가 노래해요. 이게 바로 이 동영상의 킬포입니다. 전 이 배경소리를 들으며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집을 청소하기도 해요.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고독 짝꿍이랍니다.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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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r soupe / 저 믿고 한번만 들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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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6] <철학의 쓸모>에는 각기 다른 문제들에 대한 여러 철학자들의 '처방전'을 보여주는데요. 그 중, 가장 눈길이 갔던 처방전은 어떤 것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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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의미로 몇몇 처방전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저는 그중에서 「니체의 철학 처방전 - 불성실한 일꾼 되기」를 꼽겠습니다.
이 처방전은 뭐랄까, 저를 향한 처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닌 나의 상사, 나의 대표가 봐줬으면 하는 처방전이었어요. 심적으로는 책속의 그 어떤 처방전보다 당장 실행하고 싶은 처방전이지만, 성실함을 거부하고 불성실한 일꾼이 되는 법을 배운다면 더이상 일꾼이 아니게 될지도요... 그러니 이렇게라도 소문을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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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2. 영혼의 고통」 중 ‘산다는 것에 대하여’ 요! 이 처방전의 거의 모든 문장에 밑줄을 그었어요.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이 처방전을 이해했는데요. 그래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전혀 다른 메시지를 여러분에게 전할지도 몰라요. 그래도 한번 들어보실래요?
우리는 삶에 그럴듯한 수식어를 가져다 붙이기 위해 아등바등 애쓰며 살아요. 멋진 삶, 행복한 삶, 화려한 삶 등 듣기 좋은 수식어를 욕심내죠. 이미 우리의 삶이 완성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에요. 하지만 우리가 살아있는 한 삶은 완성될 수 없어요. 미완의 상태이죠. 아마 우리 삶과 어울리는 수식어는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난 후, 먼 훗날에야 주어질 걸요? 그러니, 멋진 수식어에 연연하지 말고 그냥 사세요! 그게 삶이니까요.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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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안건] 우리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한 후에도 막상 솔직하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에는 망설이곤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그 성찰은 미완에 그치게 되지요. 나를 알고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오늘 느꼈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좋고,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자신의 모습을 묘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나를 표현하는 연습을 함께 해보아요.
📋 근거조항
223P. 너무 성급하게 영혼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기 전에 우선 자신의 육체를 관찰해보는 것도 좋다. 눈에 보이는 것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보고싶지 않은 것 역시 숨김없이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육체를 솔직하게 묘사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세세하게 표현하기 전에 행하는 예행연습 같은 것이다.
224P. 자아 성찰의 조건은 앞서 언급했듯이 무자비해야 한다. 마치 무언가를 고백하듯, 의심할 여지 없이 진실을 드러내야 한다. 이렇듯 가차 없는 성찰을 하는데도 아무런 혼란이나 거부감이 없다면, 그것은 진정한 성찰이 아니다. 자신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육체나 말 또는 태도로 미화하거나 가릴 수 없는 자신의 뼛속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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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간 정도의 키에 특히 하체가 발달한 통통한 체형입니다. 피부색은 하얀 편이지만, 트러블이 잦은 편이라 피부가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아요. 이마는 좁은 편이고, 턱은 긴 편이라 동그랗기보다는 길쭉한 상에 가깝습니다. 쌍커풀 진 눈은 적당한 크기이며, 눈두덩이가 통통한 편이라 눈이 움푹하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눈동자는 약간 갈색이고, 눈썹은 짙은 편이며 모양 자체는 잘 잡혀 있으나 눈썹이 자기주장이 강한 편입니다. 무표정인 제 얼굴이 무섭다는 평을 종종 듣곤 하나, 개인적으로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어 그리 무서운 얼굴은 아니라고... 믿고 살고 있습니다.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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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피부가 까무잡잡해요. 최근 보홀 여행을 다녀오면서 보다 진한 갈색이 되었어요. 광대는 살짝 튀어나온 편이고, 볼은 푹 꺼져 있어요. 깡마른 것까진 아니지만 꽤나 마른 편이라 동생에게 ‘꽃제비’ 같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합니다. 그래도 엄마에겐 일자로 자라는 예쁜 눈썹을 물려받았고, 아빠에겐 진한 쌍꺼풀을 물려받았어요. 돈을 들여 쌍꺼풀을 만드는 세상인데, 돈 굳었죠 뭐. 입술은 얇아요. 조금만 피곤해도 잘 부르틉니다. 입이 작은 편이라 맛있는 음식을 한 입 가득 먹는 걸 힘들어해요. 혹시 제가 여러분 앞에서 무언가를 먹을 때, 깨작깨작되거나 지저분하게 먹었다면 그건 입이 작아서예요.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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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한 늉늉과 슬슬. 하지만, 생각보다 수치스럽지 않은(?) 답변이 나왔습니다.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책이당 모임 당일, 그날 느꼈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어요. 재미나더라고요.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공.개.불.가.
저희가 중간이 없거든요. 삐- 처리가 난무하는 거친 대화를 나눴습니다. (대화를 나눴다고 쓰고, 말을 뱉었다고 읽는다. 퉤퉤!) 앞으로도 계속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먹고는 살아야 하겠기에 해당 답변은 불가피하게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점 양해 바랍니다.
_늉늉&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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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이당 백브리핑
_철학의 쓸모의 중요한 문장들, 함께 짚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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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슬의 문장
103P. 비록 삶이 쓰라리고 실망스러울지라도 삶을 있는 그대로 껴안을 때 비로소 행복이 시작된다.
130P. 일상의 세계는 단조롭고 빛바랜 세계다. 세계의 모든 것은 무의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 세계는 모든 것이 동일선상에 있는 평평한 세계다. 그래서 각본이나 순서 없이 중요한 일과 하찮은 일이 똑같이 한데 뒤섞여 일어난다. 일상을 하나의 이야기로, 들어줄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들려면 모든 것을 다듬고 고쳐 다시 지어내야 한다.
305P. 행복의 비결은 멀리 있지 않았다. 수 세기의 방황, 수천 년의 좌절 끝에 사람들은 마침내 행복에 이르는 길을 발견했다. 바로 현재를 사는 것이다. 단순하고 가볍게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온전히 몰두하는 것이다.
🔖 늉늉의 문장
178-179P. 실수를 저지르거나 기회를 놓친 뒤에 우리에게 남는 것은 오로지 현재뿐이다. 우리는 이미 지나간 일을 만회할 수 없고,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도 없기에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절망에서 비롯되는 이런 슬픔은 미래를 인질로 잡고, 현재에서 우리를 추방하고, 과거를 박제하므로 가장 고통스러운 슬픔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렇게 굳어져 변하지 않는 삶에 다시 희망이라는 동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이는 꿈을 꾸고 무언가를 동경하라는 말이 아니라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희망은 행동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희망은 터무니없는 소망도,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결심도 아니다. 희망을 품는 일이란 아주 사소할지라도 행동하는 것이며, 이는 곧 돌이킬 수 없는 것을 지워버리고 되돌릴 수 없는 것을 잊어버리는 일이다. 희망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또 다른 길을 열어준다.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대한 후회,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슬픔, 하지 말았어야 했던 일의 상처에 빠져 무기력해지는 것을 막을 방법은 오직 행동하는 것뿐이다.
273-274P. 말을 할 때는 자기 자신을 가장 엄격하게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즉 자신이 내뱉은 추잡한 말을 남들이 내뱉은 말보다 더 역겹게 느낄 줄 알아야 한다. 타인의 어떤 비판이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이 못마땅해하는 남들의 결점이 자신에게는 있지 않은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타인과 대화를 할 때는 고집스러운 태도가 아닌 유연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또한 누군가에게 따끔한 지적을 할 때도 우월한 태도를 드러내지 않고 재치 있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침묵을 지키는 편이 낫다. 침묵은 우리를 더욱 현명한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
218P. 우리는 꼭두각시도 아니고 신도 아니다. 우리가 게임의 규칙을 정할 수는 없지만, 그 게임을 잘하고 못하고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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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이당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두 귀를 활짝 열고 있습니다.
당원 여러분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나날이 발전하는 이책이당이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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