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7] 제15차 독서위원회 회의 결과 _ 스토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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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1] 나의 생을 지탱해 온 것들🗓️ [안건 2] 스토너의 인생을 (아마) 바꿀 수 있었던 선택👟
[안건 3] 그의 삶을 평가✔️해본다면? [안건 4] 내 어린 시절의 꿈🗯️ [안건 5] 세상을 떠나기 전⌛ 정리해야 할 것들
[안건 6] 내가 기대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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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방향성을 '얼핏' 엿볼 수 있는 책.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정확히 찾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저는 그의 생 대부분을 긍정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다만 스토너의 실패와 또 그 실패에 대한 그의 인내가 지나치게 현실적임에도 지루하게 읽히지 않는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어요. 사람은 누구나 실패를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그것을 어떻게 버텨내고, 어떻게 바꿔내는가.'가 중요하죠. 삶은 실패한 순간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과정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저에겐 좋은 반면교사가 되었습니다.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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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할 것 하나 없는, 지극히 평범한 한 사람의 이야기. 윌리엄 스토너의 삶에는 반짝이는 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패와 불행, 슬픔의 순간이 더 많았죠.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삶을 묵묵히 견뎌냅니다. 때로는 행복하다고 느끼면서요.
어쩌면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릅니다. 분명 행복한 순간도 있지만, 인내하고 참고 견뎌야 할 시간이 더 많으니까요. 그럼에도 우리는 그 안에서 작은 기쁨을 찾기 위해 애씁니다. 『스토너』에는 그런 우리의 삶이, 당신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_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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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1] 스토너의 인생 내내 그를 지탱해 온 것은 학문이었습니다. 스토너에 비하자면 우리의 생은 아직 너무 짧지만, 나의 생에서 지금껏 나를 지탱해 온 것은 무엇인가요?
📋 근거조항
309P. 1937년 여름에 그는 학문에 대한 과거의 열정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젊음이나 나이와는 상관이 없고 현실과도 유리된, 호기심 많은 학자의 열정으로 그는 아직까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은 유일한 삶으로 되돌아갔다. 그러다 보니 절망의 순간에도 자신이 그 삶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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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의 차원에서 던진 질문인데요. 스토너보다 짧은 생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저는 무언가에 이렇게 열정적으로 살아오지 못했더라고요. 그때그때 잠깐 마음을 두었던 것들은 있지만, '지금 떠올려도 그때의 난 참 열정적이었지.' 라거나, '오랜만에 보니 열정이 되살아나는군.' 할만한 그 무엇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욕심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 합리화하며, 적당하게 떠밀려온 삶인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삶에 열정을 불어넣어 줄 무언가를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어요.
_늉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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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째 살아가는 중입니다. 31년이라는 시간이 짧지는 않잖아요. 그래서인지 내 삶을 지탱해 온 무언가가 거창해야 할 것 같은 거예요. 고민의 시간이 굉장히 길었는데, 없더라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없어요. ‘나의 의지는 아니지만,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별 수 있나.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그런 게 있을리가요. 하지만 전 늉늉과 달리 반성 따윈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삶을 지탱하는 무언가가 꼭 필요한가 싶거든요. 그런 것 없이도 잘만 살고 있고, 또… 그런 것 없이도 잘 살아가는 게 더 대단한 거잖아요?
_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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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2] 스토너의 생이 실패작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질문과는 별개로, 객관적으로 그의 생에는 많은 실패와 고난이 있었습니다. 그의 삶이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온 것에는 스토너 본인의 선택이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어쩌면 그의 삶을 바꿀 수도 있었던, '그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했던 선택'을 꼽으라면 어떤 것을 꼽을 것인가요?
📋 근거조항
351P. 그는 그 이후의 삶을 그려보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굳이 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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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의 삶의 방향을 가장 크게 바꾼 것은 '전공을 바꾼 것', 그리고 '이디스와의 결혼'이라고 생각하지만, 스토너 삶 전체를 보았을 때 그것이 가장 중요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때는 딸 그레이스와의 관계마저 어긋나게 되었던 그 시작, '이디스에 의해 딸과 분리되었던 그 때' 스토너는 다른 선택을 했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문적으로 그리고 직업적으로 스토너의 삶이 성공이라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가정에서 그는 완벽하게 실패했습니다. 그 실패에 딸이 희생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스토너는 이디스의 본모습을 알고 있었고, 그녀의 의도도 알고 있었으며, 어쩌면 그의 침묵에 의해 딸의 미래가 어떻게 바뀌어나갈지조차도 짐작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디스와의 갈등을 피하고자 그와 딸의 행복을 포기한 건 스토너의 선택이었어요. 그때의 선택이 달랐다면, 적어도 다른 모양의 행복을 찾을 수는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_늉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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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을 하기에 앞서, 저는 불륜을 응원하지 않는… 아니 혐오하는 사람입니다. 저의 도덕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아마도요.) 스토너가 자신의 연인 캐서린 드리스콜과 헤어지지 않았다면, 여생이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그들은 늘 서로를 배려했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고, 뜨거운 사랑을 자주 나누었어요. 진짜 사랑을 한 거예요. 대학에서 스토너와 캐서린이 불륜 관계라는 걸 알고, 캐서린에게만 불이익을 주려고 했잖아요. 그걸 알게 된 캐서린과 스토너는 영영 이별했고요. 캐서린과 헤어진 스토너는 급작스럽게 늙어요. 나이에 비해 심하게 말이에요. 저는 스토너가 상실의 아픔으로 늙었고, 몸이 약해졌고, 결국 암에 걸렸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때, 캐서린과 헤어지지 않고 다른 도시로 함께 떠났다면 어땠을까요?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무병장수하며 잘 살지 않았을까요.
(물론 이런 선택을 내렸다면, 스토너는 사랑하는 딸을 평생 보지 못했을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늉늉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스토너는 딸이 아내에게 휘둘리는 걸 지켜만 봤어요. 방치했죠. 사랑한다면서 지켜주지 않았어요. 저는 딸을 평생 방치하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 이 둘의 차이가 크게 없다고 봅니다. 어차피 이미 딸을 잃었으니, 사랑이라도 포기하지 않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 대문자 T스러운 생각을 해보았어요.)
_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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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3] 저자 존 윌리엄스는 한 인터뷰를 통해 그의 삶을 실패가 아닌 성공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본다는 시각을 밝혔습니다. 당신은 스토너의 삶이 실패와 성공, 어떤 것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나요?
📋 근거조항
393P.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스토너의 삶을 슬프고 불행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에 어느 정도 애정을 갖고 있었고, 그 일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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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향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실패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일에 대한 애정과, 그 일의 의미와 그에 따른 성공이 스토너에게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지만, 글쎄요. 삶의 다른 부분에서의 실패로부터 도피한 결과가 일에서의 성공으로 어느 정도 반영이 된 것은 아닐지. 그가 의도하지 않은 고난도 많았고, 몇몇의 고난들은 스스로 타개해 보려는 노력도 했기에 그의 삶이 실패라고 하여 모든 부분을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노력의 대부분이 일에 대한 부분이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죠. 그의 삶은 그 자체로도 박수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분명히 인정하지만, 일에서만큼 삶의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조금만 더 능동적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씁쓸함이 많이 남습니다.
_늉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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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여건이 되지 않아서 하고 싶은 공부와 일을 못하는 사람도 많고요. 스토너의 인생에 고달픈 일이 유달리 많았다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인생이 어디 늘 꽃밭이기만 하려고요. 스토너에겐 대학에 갈 기회가 주어졌고, 그곳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학문을 발견했고, 학문에 흠뻑 빠져 연구에 매진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어요. 그리고 전공을 살려 교수가 됐고요. 심지어 대학과 종신 계약을 맺어 직장에서 잘릴 걱정 없이 일해요. 이 정도면 꽤 성공한 삶 아닌가요?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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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4] 스토너는 부모님이 권유한 농부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문학을 탐구하는 학자로서의 삶을 선택해요. 이렇듯 장래는 자신이 어떤 세상을 접하느냐에 따라 변하기 마련입니다. 당신의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 근거조항
36P. 그는 자신의 장래를 수많은 사건과 변화와 가능성의 흐름이라기보다 탐험가인 자신의 발길을 기다리는 땅으로 보았다. 그에게 장래는 곧 웅장한 대학 도서관이었다. 언젠가 도서관에 새로운 건물들이 증축될 수 있고, 새로운 책들이 들어올 수도 있고, 낡은 책들이 치워질 수도 있겠지만, 도서관의 진정한 본질은 근본적으로 불변이었다. 그는 몸을 바치기로 했지만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곳에서 자신의 장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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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위인전 읽는 걸 좋아했어요. 엄마가 사 준 전집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꿈이 바뀌었답니다. <나이팅게일>을 읽고 나서 한동안은 마음씨 따뜻한 간호사가 되고 싶었어요. <퀴리 부인>을 읽고 난 후에는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요. <이순신 장군>을 읽었을 땐… 언젠가 나라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면 우리나라를 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답니다. 꿈 많은 소녀였죠.
중학생 때 이후론, 꿈이랄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해,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세상이 짠 커리큘럼에 맞추어 살았습니다. 그렇게 꿈 없는 어른으로 훌쩍 커버렸네요.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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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는 이유만으로 5~6학년 때 꿈을 가수로 적을만큼 무모했던 어린 시절... 많은 아이들이 그랬듯이 제 꿈은 시시때때로 바뀌었던 것 같습니다. 한결같이 교사를 희망하셨던 부모님의 바람과는 다르게, 공부를 잘 못한다는 걸 스스로 알았던 저는 주로 몸 쓰는 직업을 희망했던 것 같아요. 소방관, 경찰 그런 것 있잖아요. 물론, 몸만 쓰는 게 아니라 공부도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냉큼 포기했던 것 같지만요.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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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꿈이라는 어린이에게 '인격 형성'에 대한 칭찬이라니... 선생님도 난감하셨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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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5] 저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집 정리를 분주하게 해요. 평소엔 너저분하게 방치하다가도, 긴 여행을 떠나기 전엔 왠지 집을 정리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이런데, 하물며 세상을 떠나기 전엔 정리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우리가 만약 곧 세상을 떠난다면, 꼭 해야 할 일 딱 세 가지만 떠올려 봅시다.
📋 근거조항
380P.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떠난 뒤 조급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들이 가끔 있었다. 별로 여행을 하고 싶지도 않으면서 여행을 떠나는 순간을 기대하는 사람처럼.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이, 그도 떠나기 전에 할 일이 아주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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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산 정리
통장에 돈이 꽤 많아요. 많다고 하긴 부끄러운 금액이긴 한데요. 사람마다 돈이 많고 적고의 기준은 다르니까요. 세상을 떠날 때, 돈을 싸 짊어지고 갈 수 없으니까 엄마와 아빠와 동생에게 골고루 나눠줄래요.
2. 집 정리
우리 집을 구성하고 있는 3요소, 책, 실, 식물입니다. 책은 요즘 똑똑해지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는 엄마에게 주겠습니다. 실은 뭐, 당연히 (뜨개에 미친) 늉늉에게 줘야죠. 그리고 식물은 남자 친구에게 줄래요!
3. 끊긴 인연 죽기 전에 다시 붙이기
연락이 끊긴 10년 지기에게 전화할 거예요. 며칠 전 우연히 그 친구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봤는데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더라고요. 사진을 보자마자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곧 죽는다면, 이 친구에게 전화를 하겠구나. 나 곧 있으면 죽는다고, 그러니까 얼굴 한 번 보자고 하겠구나. 이유는 없어요! 그냥 제 마음이 그래요.
_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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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 정리
가는 마당에 무슨 소용이냐 싶겠지만, 나의 뒷정리를 해줄 누군가가 어지러운 집구석을 보고 속 터져 죽지 않도록 미리 정리를 좀 하겠습니다.
2. 자산 정리
얼마 있지도 않은 자산이지만, 그 소중한 티끌을 누구에게 주고 갈지는 정하고 가고 싶습니다.
3. 주변 정리
무심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그간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이때만큼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안 고마웠던 이들에게 꿀밤이나 한 대씩 먹일 수 있다면 그것도 좋긴 하겠습니다.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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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6]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 여러분은 무얼 기대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나요?
📋 근거조항
385P.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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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통의 삶을 살고 싶어요. 작고 아늑한 집에서, 티브이를 보면서 뜨개질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지극히 평범한 삶. 제가 원하는 건 그게 다예요. 너무 소소하다고요?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돈이 있어야 하고, 집이 있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야 해요. (+체력도요!) 이 조건을 모두 갖추기란 쉽지 않죠. 그래도 애써볼게요, 평범한 삶을 잘 꾸려 나갈 수 있도록.
_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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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뜨뜻미지근하게 적당히 떠밀려온 삶이라 특별히 기대를 하는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자주 들어 지겨우시겠지만, 지금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행복한 결혼생활 정도일까요!
_늉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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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이당 백브리핑
_스토너의 중요한 문장들, 함께 짚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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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늉늉의 문장
29~30P. "모르겠나, 스토너 군?" 슬론이 물었다. "아직도 자신을 모르겠어? 자네는 교육자가 될 사람일세."
갑자기 슬론이 아주 멀게 보였다. 연구실의 벽들도 뒤로 물러난 것 같았다. 스토너는 자신이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질문을 던지는 자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이십니까?"
"정말이지." 슬론이 부드럽게 말했다.
"그런 걸 어떻게 아시죠?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이건 사랑일세, 스토너 군." 슬론이 유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네는 사랑에 빠졌어. 아주 간단한 이유지."
31~32P. 그는 부모에게 반드시 해야 하는 이야기를 생각하다가 자신의 결정을 이미 돌이킬 수 없음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 결정을 무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들었다. 경솔하게 선택한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 자신이 버린 세계가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는 자신과 부모가 잃어버린 것을 슬퍼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그 세계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309P. 과거 위기와 절망의 순간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는 대학이라는 기관에 구현되어 있는 신중한 믿음에 다시 의지했다. 속으로는 그 믿음이라는 것이 별것 아니라고 되뇌었지만, 이제 자신이 손에 쥔 것이 그것뿐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323P. 하지만 전설을 규정한 것은 강의에서 그가 보여주는 태도였다.
🔖 슬슬의 문장
272-273P. 젊다 못해 어렸을 때 스토너는 사랑이란 운 좋은 사람이나 찾아낼 수 있는 절대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 뒤에는 사랑이란 거짓 종교가 말하는 천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재미있지만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부드럽고 친숙한 경멸로, 그리고 당황스러운 은총도 환상도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무언가 되어가는 행위, 순간순간 하루하루 의지와 지성과 마음으로 창조되고 수정되는 상태였다.
313P. "역사상의 몇 가지 사건들이 우리에게 장애물이 될 것입니다. 철학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언어학적인 어려움, 종교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어려움, 실질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이론적인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받았던 교육이 모두 이런저런 방식으로 우리를 방해할 것입니다. 경험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는 우리의 습관이 우리의 기대치를 결정한 것처럼, 중세 사람들의 기대치도 습관에 의해 결정되었으니까요."
394-395P.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기대'와 '실망'의 총합은 결국 0이다. 이 계산 과정은 경이롭도록 정확해서 어떤 아름다움에까지 이른다. (···) 눈물이 나도록 기쁜 날들과 웃음이 나도록 슬픈 날들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모두 저 속절없는 0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스토너처럼, 삶이라는 서술어의 보편 주어 같은 이 사람 윌리엄 스토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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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이당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두 귀를 활짝 열고 있습니다.
당원 여러분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나날이 발전하는 이책이당이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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